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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법? 택시지원법?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택시가 다시 멈춰섭니다.


2월 20일 새벽 5시부터 24시간 동안 택시법 국회 재의결을 요구하는 파업이라고 합니다.

벌써 몇차례나 있었던지라 미리미리 대비하는 분들도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선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특히나 서울역이나 부산역등 타 도시의 대중교통 체계에 익숙치 않다면 택시 파업은 짜증까지 유발하지요. 필자 역시 지난 2월 1일에 급히 서울을 갔다 이른 아침 부산으로 돌아왔는데 비오는 날에 택시까지 잡히지 않아 여간 짜증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날은 부산역앞 광장에서 '영남권 택시업계 총파업' 집회까지 있던 날이었습니다.




어렵사리 택시를 잡아 타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운행을 하시는 기사님께 여쭈었습니다.



필자 - 기사님은 파업안하시네요~ 근데 제가 알기론 택시법은 기사님들에게 별 혜택이 없지 않나요?


기사 - 젊은 양반이 어찌 그걸 아요? 


필자 - 택시 대중교통법 애기가 나올때 이런저런 기사나 자료를 보니까 기사님들 처우 개선 얘기는 없더라구요.


기사 - 그렇지요? 다들 회사 눈치 본다꼬 파업한다 안하요... 솔직히 내는 택시법 반댑니더. 법이 바끼가 버스전용차선으로 댕길 수 있는것도 아니제, 그렇다고 환승 되는것도 아니다 아입니까. 게다가 얼마전에 요금 올라가 안그래도 손님 뚝 끊기뿟는데 이 모하는 짓잉가 모르겠심다.


필자 - 기사님껜 죄송하지만 600원 오른건 좀 심했다 싶어요 (부산은 최근에 택시 기본 요금이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기사 - 글치예~ 사실 장거리는 신호 한두번으로 그 정도 금액이 왔다갔다 하거든예.. 근데 괜히 600원씩이나 올라가 체감으로 느끼는건 더 심하다 아입니까. 되려 기본요금 손님이 뚝 끊긴 기라~


필자 - 택시법 통과 되면 사납금 그런거 좀 달라질까요?


기사 - 어짜피 우리같은 법인 택시는 2교대 안바낍니다. 사납금도 설 지나면 오를거라는 얘기가 기사들 사이에서 파다해요.





필자 - 왜 지난번에 택시 파업할땐 부산시민들은 별로 불편하지 않았던거 같았어요. 개인택시가 많아서 그런가요? 근데 오늘 보니 개인택시는 아예 보이지도 않던데.. 개인택시랑 법인택시랑 뭐 좀 다른가봐요.


기사 - 개인택시... (이하 욕설이 좀 나왔다) 첨에 택시법 얘기 나와가 법인택시 파업 안했소.. 그땐 개인택시들은 동참 안했그든. 왜냐면 그때는 법 통과되도 뭐가 뭔지 몰랐는기라.. 우리야 회사에서 하라고 했으니까 한거고.. 근데 이제 좀 지나보이 이게 통과되면 회사맹키로 개인택시들도 지원된다 카드라고... 그러니까 이번엔 기를 쓰고 파업하는거 아이요..


필자 - 제가 잘은 모르겠지만 부산은 다른 도시와 다르게 개인택시가 법인택시보다 더 많다고 하더라구요. 허남식 시장 들어와서 택시자격증을 너무 많이 내 줬다는 말도 있고...


기사 - 내사 마 이래나 저래나 부산 택시들 딱 반똥가리 내도 된다고 봅니더... 많아도 너무 많아예. 하루 30~40명 기본요금 승객 태운다고 가정하면 600원 올랐을때 2만원정돈 더 벌어야 정상인데... 택시비 올랐다고 택시를 안타니까 되려 오르기전에 벌던것보다 평균 2만원 줄었소. 택시가 너무 많으니까 따지고 보면배로 줄어삔기지.. 근데 가스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아이요...


* 법인택시 기사님이 하신 말중 개인택시 관련 이야기는 필자의 의도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이날 탔던 택시 기사님의 대화를 떠올리며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기본요금인상으로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와중에 파업까지 병행하니 차가운 시선이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분처럼 회사 눈치보며 생업마저 본의 아니게 못하고 있는 기사님들은 얼마나 더 될까요..?


이와중에 정부에선 현행 택시법의 대체입법안으로 '택시지원법' 이란것을 내놓았습니다.


이 법안을 들여다보면 기존 택시법에 포함된 택시 경영개선 및 친환경 차량 교체 및 시설확충과 더불어 택시기사님들의 복지를 위한 운수종사자 복지기금, 유류비 등 운송비용의 택시기사에게 전가 금지, 기사님들 장시간 근로 방지 등이 포함되어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법안 이라면 제가 탔던 택시의 기사님도 찬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라믄 개인택시건 법인택시건, 택시회사건 기사님이건 다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는 현행 택시법 처리를 종용하고 있습니다.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지정되면 환승제라던가 준 공영제를 요구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렇게되면 환승도 된다니 시민들 입장에선 당장 편해보일지 모르나 정부나 지자체가 보조해야 될 지원예산이 어마어마하게 상승되는건 뻔합니다. (안그래도 광역 지자체들은 매년 예산부족에 시달리는데 말이죠.)


당장은 대중교통 지정외엔 다른 요구는 안겠다는 택시업계지만 말만 바꾸면 얼마든지 지원예산을 더 얻어낼 수 있게되는 꼴입니다. 법으로 지정되었으니 법 개정외엔 제한할 수단이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가만보니, 택시 업계 스스로가 기사님들 처우 개선 방안은 내놓지도 않으면서 지원금만 달라는 형국으로 보이는데 저만 그렇게 보는 건가요?





휴~ 아무튼간에 기왕 시민 불편을 볼모로 파업하는 거라면 택시법이든 택시지원법이든 이것만은 꼭 관철 시켜줬음 좋겠네요.



법인 택시 기사님들의 처우 개선, 승차거부 및 불법행위 처벌.

택시 회사의 회계 및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 감시를 받는 규정, 대중교통으로써의 택시 환승시스템 개발등... 뭐 이런건 꼭!! 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