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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보고, 듣고 ●/┗ 할거리

재주소년 전국투어 투기타 앙상블 in cafe 부산 산복도로프로젝트 - 포크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재주소년 - 눈오던 날.


재주소년의 눈오던 날을 처음 들었을때가 벌써 십년하고도 수년이 되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유희열의 음악도시부터 유희열의 ATM 까지...


유희열이란 사람이 라디오를 통해 들려주었던 수많은 뮤지션들의 음악 중 하나였고, 아직도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걸려있는 곡이기도 하다.


그 수많은 음악중 왜 특별하냐고?? 잠깐 썰을 풀어본다.


나는 유년시절을 전라남도 영광에서 보냈다. 

서해 바다앞 마을은 겨울 내내 눈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도 강원도만 하겠냐만..)


하지만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눈밭에서 뛰어 놀았던 추억보단 눈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몇배는 많다.

키작은 초등학생의 작고 작은 손과 발은 늘 꽁꽁 얼어있었다.




눈이 수북히 쌓인길 숨차도록
한 없이 달리네 


- '눈 오던날' 가사중-



분명 이곡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얘기다. 사랑얘기지 뭐..

하지만 나에겐 저 문장 하나만 귀에 들어왔다.


새벽 공기 가르며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신문배달을 하던 내겐 숨차도록 달리던 그 순간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물론 이곡이 발표되었을때도 나는 여전히 골목길을 달리고 있었다. 눈 오던 날의 기억들과 함께.


항상 그렇지만 힘들었던 시간들은 시간이 지나 추억으로 남고, 그 추억의 힘으로 지금의 시간도 버텨낼 수 있다.





그런 재주소년이 부산을 찾아온다는 반가운 소식.

이제 어린 꼬마는 마음만 먹으면 좋은 공연을 보러 다닐 수 있는 어른이 되었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하지만 재주소년의 이날 공연은 입장료가 없었다.

그냥 공연이 있는 작은 카페에서,, 그 카페의 메뉴를 하나 시켜달라는 부탁과 함께 자유롭게 관람료를 내어달라고 한다.


사실 관람료라기 보단 다음 도시로 향할 기름값과, 숙박과 끼니의 질을 좌우할 금액을 도와달란다.

누가 누굴 돕는다고... 그동안 내가 고마웠는데... 물론 공연이 끝날때까지 고마웠다. 한마디 전하지 못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거, 그날 찍은 영상과 사진 올리면 전해지겠지...




부산 서구 동대신동 3가 134-49번지 '산복도로프로젝트'

주택가 골목 한켠에 자리 잡은 곳이다.




한시간 반이나 일찍 갔는데 벌써 자리는 거의 채워져있었다.

조금만 더 늦게 갔었어도 앉을 자리가 없었을터...




재주소년의 음반과 박경환 솔로앨범, 그리고 재주소년이 참여한 다른 앨범들도 판매중이었다.





산복도로 프로젝트 명함?이라고 해야되나. 암튼 이쁘다.





이미 리허설이 끝난듯. 악기와 장비들이 세팅되어있다.



공연시작전 귤을 나눠 주신다. (왜 귤인지는 다 아니까 패스)



이제 공연 시작.



공연장소의 크기와 재주소년과 관객의 거리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박경환씨가 왜 손을 들고 있었지?? 

공연은 일단 박경환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정적만이' 분량 확보(?)를 위한 토크로 진행되었다.


스페셜 앨범인 '어바웃 재주소년' 에 나오는 나레이션을 들려주며 재주소년의 역사(?)를 알아 볼 수 있었던 시간. 투어를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덕분에 팟캐스트 찾아서 들어야 하는 수고로움도 왠지 모르게 즐거울듯 했다. 


지금 확인해보니 부산공연편은 이미 올라와있다.


34회 '정적만이' 부산편 http://down-cocendn.x-cdn.com/data1/jazznumbe2/034BUSAN.mp3





이윽고.. 본격적인 라이브 공연 시작.




재주소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한 곡 '2시 20분


카누송으로 유명해진 이곡은 박경환 1집 '다시 겨울' 에 수록된 곡이다.

이후 나온 '어바웃 재주소년' 앨범에도 라이브로 수록되어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후식으로 나온 귤~

팬들과 싱어롱이 가능한 곡이다. 

나도 참 좋아하는 귤.



'어바웃 재주소년' 앨범에 수록된 '굴'


귤의 아니라 '굴'이다. 

귤은 1년전 기억이었다면 굴은 10년전의 기억...

트롯싱어 유상봉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이분단 셋째줄


학창시절에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누구든 이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열띤 분위기속에 공연은 무사히 끝났다.



마지막 팬서비스인 사인회 진행중...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재주소년과 함께했다.

공연중엔 미처 들어오지 못한 분들이 추운 날씨였음에도 창 밖에 서서 보고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옆사람에게 불편을 줄 수 있었기에 그런 풍경을 다 담아내지 못한게 못내 아쉽기도 했다.



들어갈땐 미처몰랐는데 카페 입구에 반가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마지막은...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역시나 재주소년 팬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곡.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에서 다시 재주소년을 만나길 바라본다.